Choi Myung Ae
b.1951, lives and works in Gwacheon, Korea
1987 하와이대학교 회화 미술대학원
1980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원 미학과
1974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학과
강의
1980-91 세종대, 경희대, 부산여대, 강남대 등
1987 MFA, Painting and Drawing, University of Hawaii, Honolulu, USA
1980 MA, Aesthetics,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South Korea
1974 BFA, Paint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South Korea
Lecture
1980-91 Kyung Hee University, Sejong University, Pusan Women's University, Gangnam University
숲의 아름다움을 추상표현주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최명애는 자유롭고 강렬한 필체와 색감이 특징적이다. 사전 스케치 없이 자동 기술적으로 빠르게 칠해진 색과 선을 통해 자연의 기운생동 에너지를 발현한다. 서울대 서양학과 학사, 미학과 석사를 마치고, 하와이대학 대학원 서양화 석사를 전공한 작가는 2022년, 2023년 갤러리조은 개인전부터, 2024금호미술관 개인전까지 국내 미술계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Choi Myung-Ae, who expresses the beauty of forest in an abstract expressionist style, is characterised by using unconstrained and bold brush strokes and colours. The artist expresses the vibrant energy of nature through colours and lines those are painted simultaneously, without prior esquisse. The artist holds a bachelor's degree in painting, a master's degree in aesthetics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a master's degree in painting from University of Hawaii and showcased a solo exhibition at Gallery Joeun in 2022 and 2023 and at the Kumho Museum of Art in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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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에게 그림 작업은 지금 생에 하지 않으면 안될 미루어둔 숙제를 하는 마지막 기회라 여겨진다. 혼신을 바쳐 좋은 작품을 얻고 싶다. 나의 1년은 타인의 2, 3년과 같다고 여겨지는 건 아마 내게 주어진 물리적 시간의 양과 내가 젊을 때 다른데 써버린 나의 시간과 에너지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리라. 매해 작품전을 하는 것도 아마 이런 이유 같다.
반면에 정원, 뜰에서 보내는 시간은 느리지만 재충전의 시간이다. 보통 정원사의 시간은 생명을 키워내는 느린 기다림과 보살핌의 시간이다. 나는 마당에서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거나 풀 향기 속에서 잡초 뽑기, 물주기, 모종 옮겨심기, 웃자란 나무 전정하기의 정원사 일을 좋아한다. 아침에 일어나 빈속에 커피를 들고 마당에 나가서 새로 싹튼 식물과 첫 꽃이 피는 경이의 순간을 느끼는 시간을 가장 사랑한다. 매일 매 순간 변화하는 식물을 보는 재미와 매번 새 바람을 느끼며 하늘바라보기와 밤의 향기 속에서 홀로 뜰을 서성이며 고요를 느끼는 순간을 사랑한다. 마당의 흙일은 사적이고 욕심 없는 취미이고 기쁜 노동이다.
먼 숲을 포함한 나의 정원에는 그림의 소재와 작업에 에너지와 위로를 주는 뮤즈들이 가득하다. 구름, 바람, 돌, 식물, 든든한 나무들, 비, 향기, 그 속에서 저마다 서로를 도우며 살아가는 개미, 지렁이, 들 고양이, 까치, 박새 등등
이러한 뜰에서 보내면서 건져 올린 이미지, 색, 감정, 냄새의 조각들이 내 그림 속에 녹아 표현되리라고 믿는다.
작가노트 2023
These days, painting is the last chance for me to fulfill the task I have to accomplish in my life. I want to dedicate myself to the goal of creating a good work of art. My year is considered the same as someone else's two or three years, probably because of the amount of physical time I have available and the regret I have for the time and energy I spent elsewhere in my youth. That's probably why the show happens every year.
On the other hand, the time I spend in the garden with the plants is a slow but uplifting time. Usually a gardener's time is one of slow waiting and tending. I like being a gardener, watching the plants grow in the garden or pulling weeds, watering plants, planting seedlings, and pruning trees while smelling the grass. I love waking up in the morning and going out to the garden with a coffee on an empty stomach and experiencing the moment of wonder as the new plants and first flowers bloom. I love the fun of watching the plants every moment of the day, and the moment of peace when I look up at the sky and walk through the garden alone in the scent of the night. Working with clay in the garden is a private and greedy hobby and enjoyable work.
My garden, including the distant forest, is full of muses that give energy and comfort to the subjects of my painting: Clouds, wind, stones, plants, reliable trees, rain, smell, ants helping each other, earthworms, wildcats, magpies, tits, etc.
I believe that the sculptures of images, colors, emotions and smells that I have absorbed during my time in my garden will flow into my paintings.
Artist Statement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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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그림은 삶의 시적 표현이다. 시는 일상의 상징이며 추상이고 응축된 에센스다. 작업과정은 억눌린 내적 자아를 토해내는 치유이자 화해이며 배의 평형수를 채우는 행위 같은 것이다.
긴 시간 유예되고 닫혀있던 내밀한 에너지의 삐어져 나옴이며 어쩌면 마지막 울음을 우는 새의 노래 같다고 느껴진다.
시각언어 중에 가장 효과적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요소가 내게는 색과 선이다. 색은 심리적 상태의 표현이면서도 위로를 준다. 선은 기운생동의 에너지를 표현하기에 효과적인 도구다. 최근 내 표현의 대상은 자연이며 그중에서 특히 숲이다. 그림 속에 나무, 산, 꽃, 공기의 흐름, 생명체들, 바위가 비구상적으로 등장한다. 숲은 우리 인류의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숨구멍이자 생명에너지의 원천이고 아름다운 보석이다.
나는 현재진행중인 대 역병으로 인한 제한된 공간과 멈춘 시간 속에서 탈출하듯 동네 뒤 관악산을 자주 찾았다. 약 1년간 오르다 보니 내게 가장 친하고도 위로를 주는 것이 그 산의 숲이며, 그림 속에 자연스레 녹색이 나타나고 나무, 바위 그리고 꽃송이가 보인다.
그림의 대상과 주제는 그때그때 내가 가장 자주 접하거나, 절실한 것, 또는 감동적인 것이었다.
나는 기억한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그들이 살아갈 세상에 대한 걱정과, 그 폭력성과 황폐함에 대한 우려가 그림의 주제가 되었고, 주택 마련의 시기에는 집, 주거, 가족의 의미 찾기에 집그림만 보였다. 불임기 출산을 기다릴 때는 내속에 생명을 틔울 씨앗, 새싹 그리고 생명에너지가 그림의 주제로서 떠올랐다. 큰 이데아를 가진 신념의 사람이기보다는 변화하는 개인사를 주제삼아 그에 따른 조형언어를 찾는 것이 내 작업과정 인듯하다.
나는 사회적, 미술사적 주장을 외치고 싶지도 않고 세상을 바꾸거나 설득할 생각이 없다.
개인의 감정을 다룬다는 점에서 나는 유미주의자이며 낭만주의적 경향이 있다. 한때 미술에서의 도덕성과 유미주의적 논쟁에서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고민한 적이 있었다. 그림그리기가 낭비 같고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먼 길을 돌아 이념, 종교, 정치적 올바름보다 그래도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하리라” 말한 러시아 문필가의 한 구절에 어쩔 수 없이 끌리는 내 본성을 고백한다.
때론 이런 생각이 든다. 평면 회화작업에서 이제 네가 할 일이 무엇이 남았겠느냐. 마당의 풀이나 뽑지. 그래도 숱한 좋은 그림들 앞에서 여전히 가슴 뛰는 경험을 하며 나와 누군가의 가슴을 뛰게 하는 그림 몇 점은 남길 수 있기를. 좋은 그림에 대한 가치판단은 어렵지만 다양한 미적 즐거움을 주는 좋은 작품이라는 건 분명히 있다고 믿는다. 그 믿음으로 매일 벽돌공이 공들여 작업하듯 나의 벽돌을 쌓는다. 어느 날 나와 남의 가슴을 함께 뛰게 하는 그림이 눈앞에 나타나리란 믿음으로 색과 선을 매일 긋고 칠한다.
작가 노트 2022
For me, painting is a poetic expression of life. This poem is a symbol of everyday life and its abstraction and compressed essence, and the working process is a kind of recreation and reconciliation from which my inner self emerges as an act of balancing like on a boat. Long held back energies escape like the last cry of a bird.
The best way to express feelings is through colours and lines. Colour is the expression of a psychological state that gives comfort, and line is an excellent way to express the energy of vitality. Lately, the theme of my paintings is nature, especially the forest. In my paintings, trees, mountains, flowers, air currents, creatures and rocks are depicted in an abstract way. This forest is a kind of spiral that makes possible the life of man, a source of life and a beautiful jewel.
To escape the limited space and time due to the current global health crisis, I often visit Gwanak Mountain. Even after a year, the forest is the one thing that gives me the most comfort and that I find the friendliest. Therefore, in my paintings, green is present where the tree, the rock and the flower learn.
The subjects of my paintings are everyday, urgent and inspiring. When my children were small, I was concerned with our society and its violence in which my children are growing up and with which they are confronted. Later, a search for a house for my family became a search for the meaning of my family, so I only saw houses in art. Then, when I was waiting for my children in a time of infertility, the theme in my art was the grain that gives birth to life, the germ as well as the life energy.
Instead of ideological themes, I want to search for my own artistic languages following the changes in my personal life.
I do not want to demand an art-historical or sociological discourse. I do not want to change society or convince it through my art. Since it is about my personal feelings, my art can instead be called aesthetic or romantic. In the past, I had thought about the function of art: the conflict between ethics and aesthetics. For a while I even thought that painting was useless and insignificant. However, then I realised that beyond the sociological, religious or political discourse in art, my nature is definitely attracted to aestheticism, as a famous phrase of a Russian writer says: beauty saves the world.
Sometimes I ask myself: What do I have to do in flat painting now? It would be better to pull out the grass in the garden. However, I hope I can still experience heart palpitations before many good paintings and leave some work that make my heart and others' hearts beat. It is difficult to define a good painting, but I know that there is definitely good work that gives various aesthetic pleasures. It is in this belief that I build with my bricks almost every day. I draw and paint colours and lines every day in the belief that one day I will create a painting that will make not only me, but also someone else's heart beat.
Artist Statement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