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기 Cho Moon Ki
온전하지 못한 신 또는 인간
난장판인 사회를 고발하는 아주 도도한 작업을 이어간다. 사회 현상의 모순을 가족관계나 연인관계라는 축소된 구성체를 통해 위트있게 풀어낸다. 조문기 작가의 작업에 등장하는 가족 간 또는 연인 간의 관계성은 사회 내면의 모순을 현실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작업으로 직접적이고 때로는 간접적인 표현방식을 유지해 왔다. 시사적 의미를 서사적 방식으로 담아내고자 하는 전달력이 강한 작업이었다. 그런 그는 최근 작업에서 변화를 시도한다. 등장하는 신이자 인간인 존재의 형태는 온전하지 못하다. 인간의 형상과 사물이 혼재되고 뜬금없는 삼각 도형이 등장한다. 요즘 작업 현상에서 기존의 작업과 다른 점은 포착한 장면이 일정한 공간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공간과 더불어 인물과 사물이 도형이라는 매개를 통해 연결되는 방식으로 초현실주의적 성향마저 감지할 수 있는 작업으로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 시사성에 집착했다면 재료의 물성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고, 이에 대한 시각과 감성에서 오는 반응은 새로운 생각과 결합 된다. 평면적인 작업에서 입체적인 방식으로 변화되는 최근 작업은 구상성과 추상성이 한 공간에 집중되어 있고 여기에 삼각형이라는 아주 이질적인 기하학적 요소가 등장한다. 이질적인 관계를 엮어가는 방식은 아주 의도적이다. 이질적 관계가 한 공간에서 충돌하는 현상을 작가는 즐겨한다.
관람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도록 하는 극히 의도적인 작업에서 작가의 유희성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