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조은은 가브리엘 그래슬(b.1956), 백윤조(b.1980)의 2인전 《Blah Blah》를 4월 25일부터 5월 20일 까지 개최한다. 두 작가는 특유의 조형 언어로 일상의 풍경을 유쾌하고 다채롭게 표현한다.
스위스 출신의 가브리엘 그래슬은 심각하거나 거창한 주제가 아니라 작가 개인을 둘러싼 일상의 소재들을 특유의 직관적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동물, 자연, 패션, 영화, 만화책, 어린 시절의 소박한 경험들이 가브리엘의 작품 안에서 때로는 화려하고, 때로는 키치하게 그 모습을 자유롭게 드러낸다.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은 정제되지 않은 표현은 작가의 즉흥적 드로잉 기법에서 잘 드러난다. 마치 일상의 스냅샷을 찍는 것처럼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페이퍼에 빠르고 즉흥적으로 그려낸다. 이 드로잉 이미지들이 대형 캔버스 작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오렌지, 핑크, 블루 등 야수파적 컬러로 과감하게 재탄생 된다. 그녀의 즉흥적 작업방식은 어떤 이론이나 담론에 지배되지 않고 원초적 감정들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어린 아이의 표현법과 유사성을 찾을 수 있는데 이에 Rafael Doctor Roncero는 인간의 원초성과 순수성에 대한 궁극적 추구라는 점에서 호안 미로Joan Miró의 작업을 환기시키기도 한다.
스페인의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시골 마을 알부뇰 Albunol 자연 속에서 문명과 한 발짝 떨어져 조용히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작가는, 스페인을 넘어, 유럽, 미국 그리고 최근 아시아까지 전 세계에서 활발한 전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키치하고 유쾌한 가브리엘의 작업은 백윤조의 일상 풍경 작업으로 이어진다. 과감한 색채와 심플함 그리고 율동감이 특징인 백윤조 작업의 출발점은 바로 걷는 행위다.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절 ‘걷기’라는 일상적이고,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작가의 몸과 마음이 치유된 경험이 곧 작업으로 이어졌다.
반복적이고 목적 없는 ‘걷기’는 작가의 자유로운 두들링(낙서화) 드로잉과 닮아 있다. 오래 걷다 보면 자연스레 리듬에 몸이 맡겨지는 것처럼 낙서화 드로잉 작업을 통해 일상 속 익숙하게 생각했던 형상들이 순간적으로 발현된다. 영감이 떠오르면 과감하고 빠르게 그리기 시작하는데 종이, 캔버스, 아이패드, 나무판 혹은 냅킨까지 장소와 재료를 가리지 않는다. 그녀의 드로잉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형상들은 페인팅 작업인 두들Doodle과 워크Walk시리즈를 통해 엘로우, 블루, 오렌지의 경쾌하고 과감한 색채로 재탄생 된다.
백윤조의 Walk 시리즈 속 걷고 있는 사람들 옆에는 작고 소소한 존재들이 함께한다. 고양이나 개를 연상시키는 생명체 혹 어린 시절 소중했던 인형을 누군가 가져가는 장면들을 통해 우리가 살면서 간과하기 쉬운 ‘작은 것’들에 대한 ‘따뜻함’과 ‘배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잃어버리기 쉬운 ‘순수성’을 역설적으로 환기시킨다.
본 전시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생명체 중 파랑새가 있다. 백윤조의 Stroll(산책)이라는 작품에서 행복을 의미하는 파랑새들이 할아버지의 몸에 모여든다. 현실을 부정하고 막연한 이상을 꿈꾸는 현세대의 ‘파랑새 증후군’에 대해, 작가는 ‘소중한 건 먼 곳이 아니라 우리네 일상 가까운 데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동덕여대 미대 졸업 후 작가는 연이은 개인전과 국내외 아트페어를 통해 활발한 전시를 이어오며 국내 미술계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본 전시를 통해 소형 연필 드로잉부터 대형 캔버스 작품까지 작가의 작품 세계를 망라한 다양한 시리즈를 선별적으로 선보이며 내년 갤러리조은에서 열릴 작가의 개인전을 예고할 예정이다. 또한 백윤조와 함께 선보이게 될 가브리엘 그래슬은 지난해 연말 프리뷰 형식의 단체전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대형 캔버스 작품을 공개하며 한국에서의 뜻 깊은 데뷔를 치르게 된다. 해학과 유머가 넘치는 두 작가의 최신작 30여 점을 통해 소소하지만, 찬란한 일상풍경이 펼쳐질 예정이다.
Gallery Joeun is pleased to present the dual exhibition Blah Blah by Gabrielle Graessle (b. 1956, Zurich) and Paek Yunzo (b. 1980, Seoul) from April 25 through May 20. The two artists express everyday landscapes pleasantly and colorfully in their unique artistic styles.
Gabrielle Graessle, from Switzerland, in her unique and intuitive artistic language, unravels everyday themes that surround her individual life, not serious or big themes. Animals, nature, fashion, movies, comics, and simple childhood experiences flow freely in Gabrielle's works, sometimes colorful and sometimes kitsch.
Images like those drawn by children can also appear through the artist's improvisational drawing technique and unpolished expressions. She quickly and spontaneously draws images that come to mind, as if she were putting a snapshot of daily life on paper. These drawn images can lead to large-scale canvas works with bold colors, like orange, pink, and blue. Her improvisational approach reflects a young child's unadulterated emotion without being guided by theory or discourse. Rafael Doctor Roncero also recalls the work of Joan Miró, as her works represent the ultimate pursuit of primacy and purity of man.
The artist, who lives in Albanol in the south of Andalusia and quietly devotes himself to the nature of civilization, has participated in exhibitions in Spain and Europe, the United States, and recently Asia.
Gabrielle's kitschy and pleasant work lends to Paek Yunzo's daily landscape work. The starting point of Paek's work, characterized by bold colors, simplicity, and rhythm, is the act of walking. The artist's daily experience during the simple and repetitive act of walking heals her body and mind in difficult times and soon leads to her work.
Repetitive and aimless walking resembles the artist's free doodling. As if the body is naturally subject to the rhythm when walking for a long time, the shapes familiar to her daily are immediately expressed in her graffiti drawings. She starts drawing boldly and quickly when inspiration comes to mind, regardless of the place and material, including paper, canvas, iPad, wooden boards, or napkins. The repetitive figures in her drawings are depicted on canvas using bright and bold colors, such as yellow, blue, and orange. This exhibition features her Doodle and Walk series.
In her Walk series, small and tiny creatures stand next to walking people. The scenes where someone takes a doll that was dear to us as a child, or a creature that reminds us of a cat or a dog, evoke "warmth" and "consideration" for the "little things" that are easy to overlook in our lives, and "purity" that is easily lost with time.
Among the new creatures in this exhibition is the bluebird. In her work Walk, bluebirds, representing happiness, gather on the body of a grandfather. Alluding to the "bluebird syndrome" of today's generation, which denies reality and vague ideals, the artist seems to say, "The valuable is not far away, but close to our daily lives."
After graduating from Dongduk Women's College of Art, the artist has attracted great attention in the art world by continuing to actively participate in solo exhibitions and art fairs at home and abroad. The exhibition features a variety of series, ranging from small pencil drawings to large-scale canvas works, and heralds the artist's solo exhibition, to be held next year at Gallery Joeun. Gabrielle Graessle, who will exhibit with Paek, makes a significant comeback in Korea by presenting large-scale canvas works for the first time since a group exhibition late last year. Some 30 recent works by the two artists feature small yet brilliant everyday landscapes full of hum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