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K스피릿 - 나룻배로 망망대해를 가로지르는 인간과 동물의 여정, 정성준·오영화 작가《Lovely Journey》전
  • 24-04-20

정성준 Jeong Seong-Joon, The Paradise, 2024, oil on canvas, 121 x 162.2 cm. 이미지 갤러리 조은 

정성준 Jeong Seong-Joon, The Paradise, 2024, oil on canvas, 121 x 162.2 cm. 이미지 갤러리 조은


갤러리 조은에서 4월 18일 개막한 정성준·오영화 작가 2인전 《Lovely Journey》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공존’이라는 우리 사회의 환경적 화두를 특유의 조형 언어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정성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기존 대표 시리즈인 ‘트램’, ‘스타벅스’뿐만 아니라 도시를 벗어나 나룻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가로지르는 인간과 동물의 낭만주의적 여정 ‘The Paradise’를 최초로 공개했다.

 

정성준Jeong Seong-Joon, Hey, brother! That was a great deal! 이봐, 형씨! 정말 좋은 거래였어, 2023, oil on canvas, 72.7 x 72.7 cm. 이미지 갤러리 조은

정성준Jeong Seong-Joon, Hey, brother! That was a great deal! 이봐, 형씨! 정말 좋은 거래였어, 

2023, oil on canvas, 72.7 x 72.7 cm. 이미지 갤러리 조은

정성준 작가의 작품 속 동물들은 북극이나 남극, 들이나 숲에 있지 않다. 그들은 현대 도시 안에 들어와 있다. 작가는 현실의 도시 풍경 속에 북극곰, 황제 펭귄 등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동물들의 여정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동물들에 비해 도심 속 무채색의 사람들은 그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언뜻 보면 공존하고 있는 듯하지만 생생하고 밝은 색채의 동물들 주변으로 회색빛의 도시 풍경이 황량하게 펼쳐진다. 기후위기에 직면한 지구환경 속에서 어쩌면 영원히 찾을 수 없는 비현실의 ‘유토피아’를 찾아 헤매는 동물들은 회색빛 도시에 머물러 있는 인간에 비해 어딘가 순진하지만 즐겁고 적극적이다. 기후위기에 무딘 인간을 향해 동물들의 절규 아닌 호소의 몸짓일지도. 이는 환경 문제를 흑백 컬러의 재앙적 미래로 풀어내기보다 언젠가 그림 속에서 모두가 오색 창연한 색으로 공존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낙관주의적인 미학적 태도일 것이다.

중국 북경 중앙미술학원 유화 석사를 외국인 최초로 수석 졸업한 정성준 작가는 중국과 홍콩, 한국을 오가며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프랑스 루이비통 재단 Fondation Louis Vuitton에 ‘트램’ 작품이 소장되었고, 중국 최대 부동산 회사 완크어Vanke에 대형 코끼리 작품 (200 x 650cm), 그리고 최근 한국 박서보재단PARKSEOBO Foundation에 총 4점이 연달아 소장되며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오는 10월 북경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오영화Oh Young-Hwa, Mr.Jhons Chair, 2024, oil on canvas, 72.7 x 50 cm. 이미지 갤러리 조은

오영화Oh Young-Hwa, Mr.Jhons Chair, 2024, oil on canvas, 72.7 x 50 cm. 이미지 갤러리 조은

 

정성준 작가가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소재로 다루었다면 오영화 작가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길고양이’를 통해 서정적이고 따뜻한 공존의 풍경을 선사한다.

중국 유학 시절 문화·언어적 소통의 단절로 외로웠던 작가에게 ‘길고양이’는 친구이자 가족이었고, 외국인으로서 낯선 타국에서 살아가는 자기 자신이었다. 어떤 존재보다 큰 위안을 받았던 ‘길고양이‘를 작품의 소재로 선택한 작가는 햇빛을 사랑하지만 늘 어둠 속을 헤매는 처지인 그들을 빛과 그림자의 찬란한 경계 위에 존재시킨다.

오영화Oh Young-Hwa, Beautiful World, 2024, oil on canvas, 116.8 x 90.1 cm. 이미지 갤러리 조은 

오영화Oh Young-Hwa, Beautiful World, 2024, oil on canvas, 116.8 x 90.1 cm. 이미지 갤러리 조은

인간과 함께 따뜻한 봄날의 카페 테라스를 즐기는 ‘Beautiful World’, 뜨거운 태양 빛의 그림자를 오가는 ‘The Scent of Summer’, 안락한 주인의 의자에서 창문 너머 햇살을 만끽하는 ‘The John’s Chair’ 까지 우리 일상에서 펼쳐지는 고양이들의 다채로운 빛 풍경 속에서 그들은 더 이상 사회적 외면을 받는 존재가 아니다. ‘길고양이’들은 양지에서 인간과 함께 일상을 공유하는 소중하고 환영받는 공존의 대상이다.

오영화 Oh Young-Hwa, The scent of summer, 2024, oil on canvas, 120 x 80.3 cm. 이미지 갤러리 조은

오영화 Oh Young-Hwa, The scent of summer, 2024, oil on canvas, 120 x 80.3 cm. 이미지 갤러리 조은

 

정성준 작가와 북경 중앙미술학원 동문인 오영화 작가는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한다. 2023년 갤러리조은 단체전 《불혹, 미혹하다 5th》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국내 활동에 나선 작가는 4월 이번 전시에 이어 오는 5월 아트부산, 10월 북경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정성준·오영화 작가 2인전 《Lovely Journey》는 5월 11일까지 갤러리 조은(서울사 용산구 이태원로 55가길 3)에서 관람할 수 있다.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출처 : K스피릿(http://www.ikoreanspiri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