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만택 전문 기자
갤러리조은은 성연화 (b.1986)의 개인전 《Flow》를 2023년 12월 19일부터 2024년 1월 20일까지 개최한다. 작가는 본인의 가장 ‘평온’하고 ‘안온’했던 시간과 기억을 안료가 스며든 한지를 통해 특유의 따뜻하고 절제된 조형언어로 담아낸다.
성연화는 추상화의 본질에 이야기의 힘이 있다고 믿는다. 본인의 작품을 통해 풀어 내고 있는 것은 결국 작가 자신의 이야기다. 자유롭게 낙서하고 종이를 자르며 놀던 어린 시절, 모든 것이 느리고 천천히 흘러갔지만 동시에 삶은 자연스럽고 충만했다. 온기가 머무는 공간에서 어머니 아버지에게서 받았던 따뜻하고 평온했던 감정과 향기가 몸과 마음을 ‘안온安穩’하게 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는 작가의 근본적이고 고요한 시간들은 극도로 발달된 현재 디지털 사회에서는 이제 더 이상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 시대의 유물일지도 모른다. 작가는 어쩌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때의 시간과 공간의 감정을 추상 작품으로 형상화하여 우리 앞에 다시 꺼내 놓는다. 오랜 시간을 공들여 손으로 일일이 한지를 향으로 태우고 파라핀 처리를 고집하는 이유도 아날로그 미학에 대한 작가의 믿음 때문일 것이다. 이에 정종효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은 “디지털 시대에서 벗어나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자아의 기억으로부터 평온함을 타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선의의 집착을 보이는 작가”라고 평한다.
성연화 작품 / 갤러리 제공
갤러리조은 전속작가로서 한남동 공간에서 첫 개인전을 가지는 작가는 본 전시를 통해 대표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따뜻한 브라운톤의 Serenity세레니티(평온)가 작가 인생에서 가장 그리운 기억의 조각을 전달한다면 본 전시의 제목이자 또 다른 대표작 Flow플로우(흐름)는 작가의 현재를 담아낸다. 현재의 시대와 시간, 공기의 흐름을 따라 흐르는 파랑 혹은 초록의 모노크롬 수평선들이 한 단계씩 그 깊이를 더해가며 무한의 스펙트럼을 넓혀간다. 서예적 필체가 돋보이는 Identity(정체성)시리즈와 한지 조각 시리즈 Piece of Mind(마음의 조각)까지 총 4개 시리즈 약 60여점의 최신작들이 소품에서 대형 작품 그리고 설치 조각의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평온’으로 가득 찬 아날로그적 미학을 선사할 예정이다.
성연화 작품 /갤러리 제공
대구 계명대학교 서예과 졸업 후, 일본에서 현대 문자 추상서예 공부를 이어간 작가는 한지와 서예의 다양한 표현 방식을 작가만의 독자적인 조형 언어로 발전시키고 있다. 동양적이면서 동시에 현대적 감각으로, 2019년 첫 개인전이라는 늦은 데뷔임에도 불구하고 본 전시 포함 총 9번의 개인전에 초대되며 국내 미술계의 떠오르는 신진작가로 급부상하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미국 등 다수의 해외 그룹전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2021년 LA 아트쇼, 2022년 포커스 아트페어 파리, 아트 마이애미에서 전 작품 솔드아웃 되며 해외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올해는 삼성 갤럭시 워치 광고(2023, 손흥민편), LG 일룸 광고(2023, BTS RM편)에 작가의 작품이 등장하며 상업 브랜드 광고 분야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출처 : 미디어피아(http://www.media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