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MBN - 갤러리조은, 오늘부터 한 달간 권민호 개인전 개최
  • 23-09-22

 

권민호 Kwon Min-Ho, 천의 얼굴 용산, 아연도금 철판에 유성 잉크 실크스크린 인쇄, 2022 

↑ 권민호 Kwon Min-Ho, 천의 얼굴 용산, 아연도금 철판에 유성 잉크 실크스크린 인쇄, 2022

 

 

갤러리조은이 권민호 작가의 개인전 'Calibration Page : 보정 면'을 9월 21일부터 10월 21일까지 개최합니다.

권민호는 '한국 근현대 풍경화'를 표현하는 작가입니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문화의 기틀이 산업화라고 생각한 작가는 한국 산업화 시대 역사와 미학을 건축 도면의 형태로 압축적으로 표현합니다.

공장, 기계, 거리 간판, 콘크리트, 기름때 묻은 쇳덩이 같은 산업화 시대 이미지들이 여러 겹의 레이어로 중첩됩니다.

완성된 드로잉 작업은 색과 움직임이 더해지며 영상작업의 형태로 표현됩니다.

흔히 생각하는 핸드 드로잉과 다르게 권민호의 작업은 복잡하고 기계적인 과정을 거칩니다.

크로키 용지, 켄트지 그리고 트레이싱지와 같은 다양한 종이 위에 연필, 목탄, 펜 혹은 흑연가루를 이용해 자로 선을 그으며 흑백 드로잉을 완성합니다.

그 후 기계식 복사기를 이용해 트레이싱지 위에 이미지를 인쇄합니다.

1차로 인쇄된 트레이싱지 위에 다시 그림을 그리고 복사하는데 이 과정을 수십 번 반복하며 구조물을 구축하듯 선들을 쌓아 올립니다.

현오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는 권민호 작가가 "드로잉과 더불어 '대량생산'이 가능한 인쇄(판화)라는 제작 방식을 통해 작품의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도 '산업화'라는 주제에 일치시키고자 노력해 왔다"고 평합니다.
 

권민호 Kwon Min-Ho, 인간 기술 미래, 21 x 24.5cm, 트레이싱지에 연필, 목탄 터펜타인 와쉬 후 건축용 복사 드라이마운트, 2021 
↑ 권민호 Kwon Min-Ho, 인간 기술 미래, 21 x 24.5cm, 트레이싱지에 연필, 목탄 터펜타인 와쉬 후 건축용 복사 드라이마운트, 2021



권민호 작가는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예술대학 학사 그리고 영국 왕립예술대학 석사 졸업 후 꾸준히 현재의 작업 방식을 고수하며 한국의 '기계 미학' 작가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최초로 작업의 프로세스(과정)를 조명해 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지난 10년 동안 진행해 온 작업 과정을 분해해 펼치고 각각의 요소를 확대해 펼쳐냅니다.

 

작업 후 지워내야 했던 보조선들, 떼어내야 했던 마스킹 테이프, 작업 과정에서만 볼 수 있었던 중첩된 이미지들을 나열하듯 전시합니다. 


이번 작업은 10년이라는 작가의 작업 시간에 대한 정리이자 앞으로 새롭게 탄생할 작업을 위한 작가만의 재정렬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치 프린터 작업을 새롭게 시작하기 전 뽑아보는 '보정 면 Calibration Page'과 같습니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