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더퍼블릭 - 갤러리조은, ‘불혹, 미혹하다 5th’ 전시회 개최...40대 국내외 작가들 신작 선봬
  • 23-06-07



▲ 마이코 코바야시, Time Passage Dull Pain, 2023, Acrylic, color pencil, Japanese Washi paper on canvas, 91 x 116.7 cm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갤러리조은은 오는 6월 7일부터 7월 1일까지 40대 국내외 유망 작가들을 조망하는 ‘불혹, 미혹하다 5th’전시회를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대표 연례 전시로,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본 전시를 통해 이코 코바야시(b.1977), 조문기(b.1977), 권민호(b.1979) 정성준(b.1981), 오영화(b.1981), 김상인(b.1980) 6인의 작가의 최신작 25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외 스타 작가들이 거쳐 간 만큼 주목도가 높다.

 

치유와 위로를 건네는 마이코 코바야시

 

갤러리조은의 전속작가 마이코 코바야시는 토끼·개를 연상시키는 생명체들의 초상화를 특유의 조형 언어로 표현한다. 마이코 작가는 본 전시를 통해 ‘Time Passage Dull Pain(시간이 흐를수록 고통은 무뎌지고)’를 포함 총 3점의 최신작을 선보였다.
 

20년째 그려온 생명체들은 귀여운 동시에 서글프다. 이들의 표정은 명확히 규정짓기 힘들어 복잡하고 내밀한 인간의 표정과 같다. 일본 전통의 와시 페이퍼의 얇지만 강한 재료적 질감이 연약하면서도 강한 인간의 생명력과 흡사하다.

마이코 작가의 영국 유학 시절 작품은 ‘위로를 받고 치유가 된다’라는 평을 받았는데, 마이코 작가는 당시의 평가가 지금까지 작가로써 작업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마이코 작가는 일본 무사시노 미대 학사, 영국 노섬브리아 미대 석사를 졸업해 지난 2021년 홍콩 소더비 첫 경매에서 4호 소품이 홍콩달러HKD 12만6000으로 거래되며 미술계의 떠오르는 스타로 급 부상했다. 또한, 올해 홍콩 Gallery Ascend 개인전, 텔아비브 나시마 란도 파운데이션 Nassima Landau Art Foundation 단체전에 연이어 참여하며 세계적으로 기반을 넓혀 나가고 있다.

가족이 주는 환상과 그 폭력성, 조문기




 

▲ 조문기, TV가 있는 거실, 97 x 194 cm, Acrylic on canvas, 2023


한국 특유의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 가족관계와 그 폭력성을 독창적 조형 언어로 표현하는 조문기 작가의 최신작 또한 선보일 예정이다.


120호 대형 작품인 ’TV가 있는 거실‘에선 잠옷과 리모컨을 들고 있는 절대 권력의 아버지가 엄숙한 표정으로 TV를 바라본다. 이는 테이블의 반대편 의자에 삐딱하게 걸터앉아 있는 아들과 비교되며, 홀로 스마트폰을 보며 아버지 세대의 TV와는 다른 스스로의 채널에 파고든다.
 

가부장적 가정 안에서 엄마라는 존재는 집 안 인테리어 화분에 가려져 희미하게 존재감을 발휘하고, 엑스트라처럼 얼굴 없는 ‘여자 형제’는 어딘가로 도망가듯 계단을 타고 황급히 공간을 빠져나가고 있다. 여기에 거실 중간에 검은 테이블과 화분이 위풍당당하게 존재감을 발휘하는데 가부장의 심볼인 사자의 발 모양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지혜 평론가는 “운명적인 공동체가 우리의 환상과는 달리 드라마 속 갈등의 원인으로 또 불온한 주체로 상징화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가족-적’이라는 사전적 의미는 매우 흥미롭다”며 “조문기의 작업은 이런 ‘친밀의 은신’에 대해 모성애나 부성애에 대한 믿음 혹은 가족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낭만 등이 생물학적 운명으로 발생한 근거 없는 환상일 뿐임을 시사한다”고 평가 했다.

조문기 작가는 중앙대 미대를 졸업하고 다수의 국내외 전시를 통해 활발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순수미술을 넘어 인디밴드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 활동을 병행하는 등 표현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 근현대 산업화 시대의 미학, 권민호

 

한국 사회의 특수성을 이야기하는 권민호 작가는 ‘한국 근현대 풍경화’를 표현한다. 그는 현재 우리가 누리는 문화의 기틀이 산업화라고 생각하며, 한국 산업화 시대 역사와 미학을 압축적인 건축 도면의 형태로 표현했다.
 

본 전시에서 공개될 작가의 최신작 ‘야로슬라브스키 상가’는 분단국가라는 한국 근현대를 은유적·환상적 방식으로 표현했다.
 

작가의 영국 유학 시절 당시 한국 귀국 여행은 사치였다. 이때마다 그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로 북한을 거쳐 한국에 가는 방법을 상상했다. 런던에서 모스크바까지 이동, 거기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 도착, 다시 배로 갈아타고 한국 혹은 북한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상상이었다. 이러한 가상의 여정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작가는 마음이 벅차왔다.

야로슬라브스키 역은 그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출발하는 시작점으로, 유럽풍의 야로슬라브스키 역에 한국의 근대 상가 간판 이미지들이 여러 겹의 레이어로 중첩된다. 아울러 곰 인형 모양의 애드벌룬과 같이 한국문화의 ‘귀여움’을 상징하는 부조화스러운 요소가 등장하며, 분단에서부터 비롯된 한국 근현대 산업화 시대 미학이 가진 복합성과 모순성이 총체적인 방식으로 표현된다.

권민호 작가는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예술대학 학사 그리고 영국 왕립예술대학 석사 졸업 후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20년 청주 국립 현대 미술관 개인전 ‘회색 숨’을 비롯해 같은 해 MMCA 국립현대미술관과 인천국제공항에 이어 2022년 용산역사박물관, 김중업건축박물관 등 국내 주요 소장처에 연이어 작품이 소장됐다.

인간과 동물의 공존, 정성준

 


▲ 더 나은 미래를 위해, For a better future, 162.2x97.0cm, Oil on canvas, 2023

정성준 작가는 한국 사회를 넘어 ‘환경 오염’이라는 지구적 화두를 유머러스한 조형 언어로 풀어낸 대형 최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트램, 스타벅스, 대형 코끼리 시리즈까지 신작 4점이다.

정 작가는 중국 중앙미술학원에서 창립 100년 이래 최초의 외국인 수석 졸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한 작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재치 있는 방식으로 풀어냈는데 북극곰과 펭귄, 코끼리 등 희귀동물들이 버스나 트램(Tram)을 타며 세계 여러 도시들을 유람하는 여정을 선사한다. 특히 정 작가의 대형 신작, ´더 나은 미래를 위해 For a better future’에서 코끼리가 회색 빛의 풍경에서 홀로 걸어 나온다.

더불어 이 작품은 중국 최대 부동산 회사 완크어Vanke가 소장한 데 이어 프랑스 파리 루이비통 재단 Fondation Louis Vuitton에서 트램 작품을 소장하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 미술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아름다운 공존의 대상으로서의 고양이, 오영화

 

오영화 작가는 일상 속 작은 존재인 ‘동네 고양이’를 통해 공존을 표현한다. 중국 유학 시절 문화적, 언어적 소통의 단절로 외로웠던 그는 당시 키우던 반려묘들에게 커다란 위안을 받았다.
 

그의 최신작 ‘집사의 퇴근 시간’에선 고양이가 주인을 기다린다. 그는 외출하거나 작업실을 며칠 가량 비우게 돼 반료묘들을 위해 홈캠을 설치했는데, 신나게 뛰어놀 것 같던 반료묘들은 돌아오지 않은 그를 기다리며 무기력에 빠져있었다.
 

작가의 작품 속 고독한 고양이는 유학 시절 홀로 작업실에서 외롭게 작업을 해왔던 작가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할 것이다.

과감하고 자유롭게 재구성된 삶, 김상인

 


▲ 김상인, 개와 함께 있는 피카소, 2023, Oil on canvas, 72.5 x 60.5 cm

김상인 작가는 소소한 일상 속 사물 혹 사람을 그만의 독창적 언어로 표현한다. 피카소에 영향을 받은 김 작가의 작품은 평면적이면서도 입체적이다. 대상을 기하학적인 형태로 재해석해 평면의 캔버스에 재구성하는 입체파처럼, 최신작 ‘붉은색 색소폰 연주자’와 ‘트럼펫을 부는 아이’ 안에서 연주자들은 실제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 역동적인 손과 움직임, 일그러지는 표정들이 자유롭고 과감한 방식으로 재구성돼 표현된다.

김 작가는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에스콰이어, GQ, 아레나와 같은 잡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18년 온그라운드에서의 첫 개인전 Keep 391 Weird를 기점으로 2022년 뮤직 스페이스 마케라타, 2023년 미들맨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거치며, 본격적으로 작가로서 활동을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leelyjwo@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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