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e대한경제 - 이건용 화백 , “아내의 ‘야자수’ 그림은 천사의 작품”
  • 22-10-12

 

‘늦깎이’ 승연례 작가… 갤러리 조은 개인전

 

 

 
승연례 작가(왼쪽)와 이건용 화백이 야자수를 그린 승 작가의 작품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갤러리 조은 제공

 

 

[e대한경제=이경택 기자] 승연례(73) 작가는 ‘신체 드로잉’으로 유명한 이건용(80) 화백의 부인이다.

이건용 화백은 이제 글로벌한 작가다. 2016년 국내외 화단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후 국내의 내로라 하는 컬렉터들마다 그의 작품을 한 두점 씩은 갖게 됐고, 얼마전에는 LA 시립 ‘라크마 미술관’과 프랑스 ‘루이뷔통 미술관’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기 위해 열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일흔이 다 돼 다시 붓을 잡은 승 작가는 무명의 ‘늦깎이 화가’다

서라벌 예대를 졸업한 승 작가는 이 화백과 사제지간으로 만나 결혼 후 내조에만 전념했다. 그리고 독실한 신앙인으로 한길을 걸었다.  이건용 화백은 그같은 부인을 ‘천사’라 부른다.

한남동의 ‘갤러리 조은’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블루밍(BLOOMING)'에 걸린 승 작가의 작품은 이 화백이 보기에 ‘천사의 그림’일 터다.

그래서인지 전시장의 야자수 작품을 만나면 웬지 모르게 막혔던 마음이 툭 트이는 것 같고 마음도 편안해진다. 승 작가의 작품 40여점은 풍성한 잎을 드리우며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야자수의 다채로운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작품 안에서 야자수들은 미풍에 살랑이기도 하고 강풍에 둥치가 부러질 듯 휘어지기도 한다.

승 작가는 “미국 샌디에고 여행 당시 2층 방 창문 너머 열매를 풍성히 드리운 야자수의 싱싱한 생명력에 매료된 후 한국에 돌아와 줄곧 야자수를 그린다”고 말했다.

 

 

 
종이에 크레파스를 주재료로 삼은 승연례 작가의 드로잉 작품.  


세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승 작가는 유연하면서 강한 야자수의 움직임을 독특한 드로잉 기법으로 살려내고 있다. 크레용이라는 재료로 선과 면을 만들어내 캔버스 전체에 풍성함이 넘치도록 했다. 색의 농담과 기운생동을 느낄 수 있어 수묵화와 마주선 느낌도 들게 한다.

갤러리 조은 관계자는 “최근 작가는 크레용 드로잉 작업에 이어 캔버스에 평붓으로 기법을 과감하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하늘빛을 머금은 싱그러운 대형 야자수부터, 황혼 녘 붉은 물결의 야자수까지 다채로운 서사를 간직한 약 40여 점의 야자수를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택기자 ktlee@d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