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K스피릿 - 채성필ㆍ장광범ㆍ성연화 작가 3인전 《PARAN》, 다채로운 풍경 선사
  • 23-03-29

 

채성필ㆍ장광범ㆍ성연화 작가 3인전 《PARAN》, 다채로운 풍경 선사


채성필, 장광범, 성연화 작가 3인전 《PARAN》이 3월 14일부터 4월 8일까지 갤러리 조은에서 열린다. 이들 3인의 작가는 추상과 구상을 오가며 각자의 독특한 조형 언어로 생동감 넘치는 대자연의 에너지를 표현한다. 

3인전 《PARAN》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장광범 작가의 비닐페인트vinyl paint 두폭화diptych부터, 채성필 작가의 시그니처 시리즈 ‘물의 초상’ 그리고 성연화의 대형 한지 ‘FLOW’까지, 이번 전시는 생동감 넘치는 봄의 에너지를 떠오르게 하는 25여점의 다채로운 풍경들을 선사할 예정이다.

채성필, Portrait deau 물의 초상 J230114, Natural pigments on canvas, 116 x 89 cm, 2023 이미지 갤러리 조은

 

 

채성필 작가는 흙과 물의 형상으로 근원적 자연을 표현한다. 가장 본질적인 것에 아름다움이 있다고 믿는다. 작가는 캔버스에 천연 진주 펄을 얇게 바른 후 염료와 흙, 먹, 물 등을 조합해 직접 만든 물감으로 캔버스를 뒤덮는다. 인위적인 방식이 아닌 흙과 물이 만들어내는 흔적으로 자연 그대로 창조된 이미지를 담아낸다. 그가 “흙의 작가”로 알려진 까닭이 여기에 있다.

채성필의 작업을 미술평론가 안느 캐드라옹Anne Kerdraon는 이렇게 말한다.

“몇 년 전부터 채성필의 작품은 자연 속 형상들의 근원에 대한 고찰을 시도하고 있다. 그의 작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괄적 의미의 한 단어를 찾는다면, 우리는 어렵지 않게 ‘흙’이라는 단어를 찾을 수 있다.

채성필에게 흙은 모델이자 작업의 원천이다. 작품제작의 방법적 기본은 자연자체의 생산 방식에서 유추해 내는 ‘회화적 poiëtique’ 라 할 수 있다. 즉, 그의 작업은 자연, 혹은 고국에 대한 회귀적 감상을 지닌 여행으로부터 시작되며, 이 여행 중 채집한 ‘흙’은 감상적 모티브를 포함한 마티에르로 사용되고, 이 ‘흙’이라는 마티에르는 ‘흙의 공간-이미지, 주제’을 표현하는 직접적 도구가 된다.


흙은 그가 "근원적 공간"이라고 이름 붙인 한 공간을 창조하게 한다. 그리고 그 공간은 땅을 생겨나게 하고, 산수를 생겨나게 하고, 근본적인 풍요로움의 영역을 생겨나게 한다. 즉, 그에게 흙은 하나의 모델이기도 하지만 특히 하나의 원형(原型)이며 독특한 미학을 전개하는 재료이기도 하다.”

‘흙의 작가’로 유명한 채성필 작가는 서울대와 동 대학원 석사과정(동양화 전공)을 졸업한 뒤 바로 파리로 건너가 현재의 작품세계를 구축하였다. 반 고흐 마을로 유명한 프랑스 파리 근교 오베르 쉬르 우와즈Auvers-sur-Oise에 거주하며 20년 넘게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장광범, Reflet bleu, 100 x 160 cm, Vinyl paint on canvas, sanding, 2023. 이미지 갤러리 조은

장광범 작가 또한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한다. 작가는 땅이 퇴적하며 지층을 쌓듯 캔버스에 물감을 한층 한층 쌓아 올린다. 물감이 충분히 쌓이면 캔버스 뒷면을 들어 올린 뒤 그라인더를 이용해 물감을 다시 지워내기 시작하는데, 지층처럼 쌓인 시간이 원형 유기체 형태로 시각화되어 캔버스를 뒤덮는다. 율동감을 주는 원형들이 때로는 산 능선으로, 때로는 물의 풍경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마치 대자연이 한순간도 고정되지 않고 변화하는 것처럼, 장광범의 시간 풍경 또한 끊임없이 흐르고 움직인다.


최근 세계적 대기업 부이그Bouygues그룹 총수가 작품을 소장하며 프랑스 미술계의 관심이 뜨겁다. 또한 작가는 국내에서도 성공적 전시를 이어가며 채성필 작가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한인 재불 작가로 꼽힌다. 중앙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한 작가는 프랑스 파리 8대학에서 미술 이론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성연화, Flow no.56, 162.2 x 130.3 cm, Hanji, acrylic, wax paper, ink on canvas, 2023. 이미지 갤러리 조은

오래된 것에 따스함이 있다고 생각하는 성연화 작가는 한지를 이용해 평온한 풍경을 선사한다. 염료와 커피, 아크릴 그리고 파라핀을 먹인 한지를 인센스를 이용해 잘라낸다. 그 후 캔버스에 다시 조각된 한지를 붙이며 성연화 작가만의 추상 풍경을 완성한다. 수직 수평의 파편화된 한지 위로, 서예가 연상되는 자유로운 필체가 조화로움과 긴장감을 이룬다. 하늘, 바다 그리고 대지가 연성되는 자연의 색감들이 한지 위로 고요히 떠오른다.

“오래된 것에서 오는 따스함이 있다. 우리는 본디 따스한 온기 속에 평온함을 느낀다.서예를 전공한 나는, 한지에 깊은 매력을 느낀 이후, 서예의 다양한 방식에 대해 생각해 왔다. 그동안 문자로 표현한 예술의 형태에서 탈피할 뿐 아니라 추상화의 본질에는 이야기의 힘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오래된 것은 따스함을 전해주고, 한지의 은은함은 마음의 안정을 주었다. 이러한 영감을 바탕으로, 나의 작품은 동양적인 감각과 현대적인 감각이 동시에 표현된다. 그리고 가장 일상적인 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의 모든 작품은 나의 평범한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어릴 적 종이에 낙서하고, 자르며 놀던 그 시절의 나를 만나 나의 이야기를 한다. 그 안에 있는 나의 삶이 곧, 우리 모두의 삶의 이야기이며, 추억이다.(성연화 ‘작가노트’)

대구 계명대학교 서예과를 졸업한 후 일본에서 현대 문자 추상서예 공부를 이어간 작가는 한지와 서예의 다양한 표현방식을 작가만의 독자적인 조형 언어로 발전시키고 있다. 동양적이면서 동시에 현대적 감각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채성필, 장광범, 성연화 작가 3인전 《PARAN》은 갤러리조은(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55가길 3)에서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출처 : K스피릿(http://www.ikoreanspiri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