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이건용 부인 '승연례 화백' 짜릿한 손 맛…야자수가 꿈틀꿈틀
  • 22-09-17

[서울=뉴시스]승연례, Palm Tree, 116.8 x 91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그 생명력 넘치는 야자수가 좋았다."

미국 샌디에고를 여행할 때였다. 2층 방 창문 너머를 풍성하게 장식한 야자수는 바람에 취했다. 미풍에 살랑이기도 하고 강풍에 둥치가 부러질 듯 휘어지기도 했다.


늦바람 난 승연례(73)화백이 그 바람을 잡았다. 싱그럽게 만개한 '야자수 드로잉' 솜씨를 뽐낸다.

서울 한남동 갤러리 조은은 2020년 전시에 이어 승 화백의 두번째 전시를 14일부터 펼친다. 'Blooming'을 주제로 야자수 신작 40여점을 전시한다.

유연하면서 강한 야자수의 자태는 크레용과 만나 색의 농담과 기운생동을 전한다.



[서울=뉴시스]Palm Tree, 116.8 x 91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바람을 잡고 일필휘지로 펄럭이는 야자수는 승 화백과 닮았다. 국내 1세대 행위미술가이자 '하트' 그림으로 유명한 '이건용 화백의 부인으로 살다, 다시 작가로 나선 선 승 화백의 유연함이 돋보인다. 1971년 서라벌예술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이건용과 스승과 제자로 만나 결혼했고, 화가의 부인으로 내조에 전념했다.

일흔을 앞두고 다시 크레용을 쥔 건 식물에 대한 남다른 애정 때문이었다. 푸른 빛 야생화 오랑캐꽃을 보고 그려야만 했다. 그렇게 오랜 공백을 딛고 작품 활동을 재개했다. 2017년 '블루가든'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야자수를 화폭에 피워낸 승 화백은 '짜릿한 손 맛'이 압권이다. '크레용 드로잉 작업'에 이어 캔버스에 평붓으로 '골법용필(骨法用筆)'을 구사하며 '생의 활기'를 전한다.

하늘빛을 머금은 대형 야자수, 황혼 녘 붉은 물결의 야자수 등 40여 점의 신작 야자수가 꿈틀꿈틀하는 배경이다. 전시는 10월5일까지.



[서울=뉴시스]Palm Tree 162.2 x 130.3 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서울=뉴시스]Palm Tree, 100 x 70.5cm, Mixed media on paper, 2022



[서울=뉴시스]Palm Tree, 100 x 70.5cm, Mixed media on paper,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