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e갤러리] 여자와 남자, 지독히 다른 시선에 관해…서상익 '리아와 석민'
  • 22-03-05

 

  • [이데일리]
  •  
  • 20-06-13

2019년 작
색 흘리고 붓질 바꾸고…'회화' 실험해온 작가
스토리 뿜는 인물 화면에…일상적이되 비범한
"그림, 이래야 한단 고정관념 버리고 자유롭게"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여자와 남자가 한 프레임에 들어 있다. 하지만 거기까

지다. 시선은 어긋나 있고, 배경은 삭제돼 있다. 오죽하면 여자의 엉덩이를 받치고 있을 

물건까지 치워버렸을까. 마치 블루프린트 앞에선 ‘재연배우’들 같다. 이쯤 되면 두 사람

이 같은 공간에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작가 서상익(43)의 ‘인물’은 특별하다. 굳이 이르지 않아도 저절로 스토리를 빼낸다고 할

까. ‘리아와 석민’(2019) 역시 다르지 않다. 저들이 누구든 그저 저 장면이 몹시 궁금하게 

만드는 거다. 오랫동안 매진한 초상화 작업 그 이상이 보인다. 


한때 작가는 ‘진짜같이’만 그리려 한 적도 있단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답답해졌다고 했다. 

그건 ‘사진이 할 일이지’ 싶었던 거다. ‘실험’을 시작한 건 그즈음인가 보다. 물감을 연구

하고 붓질을 바꿨다. 색을 흘리고 구도를 깼다. 탄탄하던 기본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단 

얘기다. “그림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유롭게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구체화한 과정.

작가의 노력 덕에 자유로운 건 ‘우리 눈’이다. 사람을 보든 색을 보든 이야기를 보든, 무엇

을 보든 방해하는 게 없다.

7월 10일까지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길 갤러리조은서 우국원·윤상윤·변웅필·탕크와 여는 

기획전 ‘불혹, 미혹하다’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