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Lee Jae Hoon
재현적 추상으로 이어지는 동양 정신과 물성
이재훈 작가는 기존의 구상작업에서 동양화 기법을 어떻게 현대미술에서 확장할 것인가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의(寫意)적 표현인 동양화는추상회화와는 다른 맥락이라는 일반적인 고정관념을 넘어서고자 하는 작가의 탐구적 의식이 작동하면서다. 재현적 작업에 반해서 생겨난 추상성에 대한 호기심 또한 새로운 작업의 전환점이 되고, 이 양자의 이질성을 도출하여 동질성으로 다시 합체하고자 하는 의지의 시도이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하고자 하는 작업 방향은 '재현적 추상'이다. 추상표현의 근간이 되는 재현추상은 추상표현의 탄생에 이어 비재현추상까지도 영향을 끼치게 되며 미술사적 맥락에서 중요한 사조이다. 교향악 적인 우주의 조화에서 시작된 칸딘스키의 작품이나, 초자연적인 신지하의 경지에서 태어난 말레비치의 작품은 재현적 추상작업의 대표적인 작가들로 추상표연주의까지 영향을 끼쳤다. 이재훈 작가는 그림 자체로서의 추상이 아니라 자신에 내재 된 구상성과 동양화의 정신성을 화면 위에 표현하는 비가시적인 생각 재현추상을 통해 탐구한다. 그가 생각하는 동양화의 정수는 산수화다, 산수화는 인간의 본연의 어떤 행위를 더할 수 있는 장소이자 공간이며 버츄얼(virtual)의 세계이기도 하다. 작가의 동야화에 대한 사상과 철학을 현대미술과 융합하고 두 영역을 넘나드는 작업이 무엇인가를 재현적 추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