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이 쌓여 하나가 됐네

❶Flow-Bowl, 130.3×89.4㎝, Oil on canvas, 2016 ❷Flow-bookl, 162.2×112.1㎝, Oil on canvas, 2016 ❸Flow-Bowl, 72.7×53㎝, Oil on canvas, 2017 ❹Flow-Bowl, 116.8×80.3㎝, Oil on canvas, 2015

이동수 작가는 지난 2012년 파리 아트페어에서 솔드아웃을 기록했다. ‘동양의 마크 로스크’라는 별칭도 얻었다. 깊은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작품들이 러시아 출신의 추상표현주의 선구자 마크 로스코를 떠올리게 한 것이다.

이때를 전후로 이 작가는 아트파리, 비엔나 페어, 스콥 바젤, 슈투트가르트 아트페어, LA아트쇼 등 세계 유수의 아트페어에 30회 넘게 참여했다.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있다. 그의 초대전 ‘숨결의 시始’가 서울 한남동 갤러리조은에서 열리고 있다.

“현악기의 한 줄을 툭 건드리면 공명共鳴에 의해 다른 줄이 울리게 되듯, 모든 것들은 서로에게 공명을 일으킨다.” 작가는 사물 자체를 분석과 주의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부분보다는 전체, 사물들의 상호연관성에 더 주목한다. 모든 사람, 모든 사람은 홀로 존재할 수 없고 서로 관련이 돼 있다는 거다. 홀로 성장할 수 없고, 존재 역시 관계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게 작가의 믿음이다.

김윤섭 미술평론가는 “이동수 작가가 말하는 공명共鳴은 ‘모든 존재가 하나의 그물로 끝없이 서로서로 얽혀있다’는 동양불교의 ‘인드라망’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깊고 고요한 울림

“작가가 작품을 설명하면서 ‘공명’을 내세운 이유는 간결하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이뤄진 강과 바다에서 물방울들의 개별성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듯, 우리 삶의 공간을 ‘서로 다름의 찰나들’이 쌓여 한 몸이 된 ‘시공간時空間’이라 보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깊고 어두운 바닷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하다. 작품 앞에서 숙연해지는 것은 어둡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바탕색의 영향이 크다. 언뜻 검은색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작가가 수없이 밑칠을 하고, 갈아내고, 다시 덧칠하는 것을 반복한 결과다. 그의 작품 속 그릇들이 유화지만 실제 도자기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김윤섭 미술평론가는 그의 작품이 뿜어내는 분위기는 작업실 환경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작가의 작업실은 강원도 양양의 선사유적박물관을 마주하고 있다. 신석기인들이 살았던 흔적이 보존된 곳이다. 깊고 고요한 울림이 그대로 작품에 투명된 셈이다. 켜켜이 쌓인 찰나가 고요하게 숨 쉬는 작가의 전시회는 28일까지 열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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